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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4주년] 미 비디오 게임 샛별 떴다

비디오 게임하면 '아이들 놀이' 정도로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전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은 2008년 현재 11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2011년에 전체 음악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비디오 게임 산업은 영화산업과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샌타모니카에 소재한 대형 비디오 게임 전문 제작업체 '소니 엔터테인먼트 오브 아메리카'의 박정호(29.사진) 시니어 컨셉트 아티스트. 그는 미국의 비디오 게임산업을 리드하는 독보적인 젊은 인재 중 하나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박씨는 자신의 적성 하나만을 믿고 패서디나 아트센터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2004년 졸업 후 그는 평소에 존경하던 아트 디렉터인 스테판 마티니어를 따라 시카고 소재 비디오 게임 업체인 '미드웨이(Midway)'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마티니어 디렉터는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로봇(irobot)'의 전체 배경을 디자인한 세계적인 아티스트지요. 그와 함께 일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갖게 됐다는 점입니다." 박씨는 미드웨이사에서 약 2년간의 경험을 쌓은 후 '비디오 게임 업계의 최고 컨셉트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는 꿈을 안고 2006년 '리니지'로 유명한 한국의 엔씨 소프트사 샌타모니카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도 박씨는 두각을 나타냈다. 1년도 채 안돼 소니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의 시니어 컨셉트 아티스트로 스카우트 됐다. 그는 현재 비디오 게임 업계 최고의 히트작중 하나로 평가받는 '갓 오브 워'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갓 오브 워3'의 게임 컨셉트 및 전체 배경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다. 지난달부터 오티스 칼리지에서 '엔터테인먼트-인바이어런먼트' 과목을 지도하는 교수로 발탁됐다. "언젠가는 게임제조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분위기가 듬뿍 담긴 작품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그는 "게임 업계는 한국적인 정서와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춘 한인 2세들이 크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조언의 말을 잊지 않았다. 글=황준민.사진=백종춘 기자

2008-09-28

[창간 기획] 아름다운 도전 <4> 미 여자야구 국가대표 제인 어양, 한인 여성이 프로야구 '성벽' 깬다

“모두가 실패할 거라 말하지만 성공할 때까지 도전할 거에요.” 성공이 예견된 도전은 진정한 의미의 도전이 아니다. 모두가 실패할 거라 만류하지만 꿈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받치는 것을 우리는 ‘아름다운 도전’이라 부른다. 남가주 출신 한인 2세 여학생이 한국 남자 프로야구단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는 ‘아름다운 도전’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인 제인 어(18)양. 야구 명문 리버사이드 카운티 레드랜즈 고교 남자 야구팀에서 투수겸 유격수로 활약하고 UC샌타 바버러에 진학 예정인 어 양은 24, 25 양일간 전라남도 광주가 연고인 기아 타이거즈 야구단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어 양은 미국에서 태어났기에 부모의 고향이지만 한국에서 운동하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기만 하다. 그것도 여자가 아닌 남자들과 달리기를 하고 공을 주고 받는 것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는 프로야구 선수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6월, 고교를 졸업한 후 대학진학을 미루고 한국으로 건너가 연세대와 동국대 남자 야구 선수들과 함께 하루에 5시간씩 배팅볼과 수비연습을 했다. 프로야구단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기 위해 SK, 삼성 등에 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아에서 연락이 왔다. 비록 정식 입단 테스트는 아니지만 2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스카우터들의 평가를 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어 양이 힘의 수준이 다른 남자야구에선 공격은 힘들겠지만 80마일 초반대의 구속을 갖고 있어 투수로는 활약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 양은 미국 여자 야구대표로 2년 전 세계 대회에서 타격 3할을 기록해 우승을 견인했고 지난 8월 일본에서 열린 3회대회에선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며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한 나는 끝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승우 기자

2008-09-25

[창간기획] 아름다운 도전 <3> '툴리스 커피' 장악 '스타벅스'와 승부 -남가주 체인점 개발권 제이 황 대표

"스타벅스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습니다." 커피 메이저 브랜드중 하나인 툴리스(Tully's)의 남가주 프랜차이즈 개발권을 딴 JH디벨롭먼트의 제이 황 대표는 "아직 많은 도전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툴리스 커피는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오리건 등 7개주에 148개의 직영점을 운영중인 커리 프랜차이즈 업체. 황 대표는 지난 1일 남가주 5개 직영점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남가주 프랜차이즈 개발권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현재 본사와 북가주 18개 지점 인수와 그 지역 프랜차이즈 개발권에 대해 막바지 협상중이라는 황 대표는 "2달 후쯤에는 가주 전체 프랜차이즈 개발권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메일과 전화로 40여 차례나 시애틀 본사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그래서 아예 툴리스의 가주 지역 매니저를 영입해 그를 통해 본사 부사장과의 연락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부사장을 마침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레스토랑 쇼에 초청해 자신이 준비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부사장으로부터 즉석에서 본사 회장과 사장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은 그로부터 약 1달 후 툴리스 본사에서 열려 회장과 사장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황 대표는 “툴리스 커피의 맛은 최고이지만 최고의 맛 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며 “최고의 제품에 걸맞게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익스피리언스(life experience)를 함께 제공해야만 스타벅스를 잡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툴리스의 회장은 그의 아이디어뿐 아니라 스타벅스를 제치고 UC버클리 교내의 커피 판매권까지 따내는 그의 추진력을 보고 남가주 프랜차이즈 개발권을 그에게 넘겼다. 황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중이다. 17년간 지켜온 툴리스 매장의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이다. “남가주 매장만 모던한 스타일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바꾸어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새 것을 받아들이는데 약간 느린 주류 시장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20세에 도미한 황 대표는 뉴욕대(NYU)에서 마케팅을 공부하고 12년동안 30여개의 요식업소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도전할 새로운 목표를 찾다 세계 1위 커피업체인 스타벅스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스타벅스 매장 바로 앞에 커피샵을 개업했다 큰벽을 실감하기도 했다. 그리고 주목한 것이 툴리스였다. 스타벅스를 제치기 위한 툴리스의 마케팅 전략과 그의 도전정신이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황 대표는 “LA카운티 어드미니스트레이션 빌딩의 개점을 시작으로 2년 내에 남가주에서 30여개의 매장 오픈을 목표로 본격적인 커피시장 도전을 시작한다”면서 “툴리스의 맛으로 스타벅스와 승부를 벌이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진성철 기자 sjin@koreadaily.com

2008-09-24

[창간 기획] 아름다운 도전 <2> 다시 만난 애덤-세진군 '한·미 철각소년' 장애를 이겼다

"애덤 형이 던진 희망의 공을 세진이가 받았으니 이젠 세진이 차례입니다. 다른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공을 힘차게 던지겠습니다." '한국의 철각 소년'으로 불리는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세진(11)군과 애덤 킹(16)군이 얼마전 LA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 2001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의 초청으로 개막식 시구 참석차 한국에 방문했다 만난 지 7년 만이다. 세진은 애덤과 많이 닮았다. 선천적으로 뼈가 굳어지며 다리가 썩어 들어가는 희귀병을 가진 중증 장애아다. 그래서 애덤과 세진 모두 두 다리 무릎 아래를 절단해 철제 의족을 사용하고 오른쪽 손가락 3개가 없다. 거기에 세진도 애덤처럼 갓난아이 때 입양됐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애덤을 만난 후 삶에 대한 희망의 꿈을 설계했던 세진이기에 이번 만남은 더욱 뜻이 깊었다. 애덤 양부모인 로버트.도나 킹 부부의 초청으로 한국입양홍보회(MPAK.회장 스티브 모리슨) 관계자들과 모레노 밸리에 있는 애덤 집을 방문한 세진은 보고 싶었던 애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디오 게임과 수영을 하며 친형제 같은 정을 나누었다. 이제 11학년이 됐고 키도 5피트10인치가 넘을 만큼 훌쩍 큰 애덤은 세진에게는 든든한 맏형처럼 보인다. 2012년 런던에서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에 수영선수로 출전하겠다는 세진의 희망을 듣고는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 준다. 세진과 함께 온 양어머니 양정숙(40·경기도 수원)씨 역시 애덤의 양어머니 도나 킹씨와 자리를 같이 하면서 장애아를 입양한 부모의 마음을 나눴다. 어머니 양씨는 어린이 보호시설에서 봉사하던 중 세진이를 만나 99년 입양했다. 그는 “첫 눈에 ‘이 아이가 내 아이구나’ 생각했다”며 “아직도 한국에서는 장애아라는 이유만으로 수모당할 때가 많지만 세진이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세진이는 장애아로 살아오면서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들을 많이 겪었다. 장애아라는 이유로 유치원 입학을 13번이나 거절당하고 수영장에서 쫒겨나기도 수십 번이었다. 그렇지만 애덤 형을 생각하며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2005년에는 로키산맥에 도전해 정상에 오른 최연소 장애인 기록을 남겼고 2년 후에는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출전한 ‘세계 장애인 수영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욱이 올초에는 호주 시드니 마라톤에 의족을 끼고 출전해 ‘3.8km 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양씨는 세진이 자랑스럽지만 사실 더 고마운 건 애덤이 씩씩하고 멋있게 성장해 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애덤이 그랬듯이 이젠 세진이 한국 장애아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애덤을 보고 세진이가 꿈을 키웠습니다. 애덤이 전해준 희망의 공을 이젠 세진이가 한국의 장애아들에게 던졌습니다. 그 공은 꿈이 되고 용기가 되어 하늘로 힘차게 날아갈 것입니다. 장애로 차별받지 않고 장애가 불편이 되지 않는 아름다운 세상에 그들이 살기를 기대합니다.” 장연화 기자yhchang@koreadaily.com

2008-09-23

오바마·매케인의 경제 브레인들, 루스벨트식 개혁이냐…레이건식 방임이냐

◇오바마 30~40대 젊은 학자 주축 워런 버핏 등은 자문그룹 핵심은 중산층 보호·육성 요즘 일단의 경제 전문가들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진영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이론으로 경세제민을 실현하기 위해 경제정책을 벼리고 있다. 격동의 시대, 그들 머릿속을 가늠해 보면 내년 이후 경제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오바마: 젊은피 오바마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변화’다. 그의 경제 브레인들도 젊어 ‘영건(Young Guns)’으로 불린다. 영건은 우리식으로 말하면 젊은피다. 오바마의 경제 교사 트리오로 꼽히는 시카고대 오스턴 굴스비(37) 교수와 하버드대 제프리 리브먼(39), 데이브 커틀러(41) 교수는 30대 후반이거나 40대 초반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을 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세 사람에 대해 “모두 정상급 경제학자”라고 평가한다. 오바마 경제정책의 큰 틀 짜기는 굴스비의 몫이다. 그는 미 경제학자 지형에서 중도파로 분류된다. 최근 쓴 논문은 주로 정보기술(IT)과 미디어·조세정책 등에 관한 것들이다. 굴스비는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부시의 감세로 덕 본 계층이 누구인지 살펴봐야 한다. 감세를 해주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계층”이라고 주장했다. 리브먼은 연금과 빈곤 문제에 정통한 것으로 꼽힌다. 클린턴 정부 시절 사회복지 정책을 수립하는 데 깊숙이 간여했다. 또 커틀러는 의료·보건에 밝다는 평가를 듣는다. ‘왜 미국인은 비만해지고 있는가’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논문에서 각종 첨가물이 대량으로 들어간 포장식품을 비만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맨큐 교수는 “오바마 경제 교사 트리오의 머리에서 나온 경제정책 아이디어는 마이클 프로먼(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의 수석 보좌관)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등의 감수를 받아 더욱 정교해진다”고 설명했다. ◇매케인 CEO 출신 피오리나 ‘간판’ 펠트슈타인 등이 뒷받침 ‘감세로 일자리 창출’ 강조 ▶매케인: 관록 오바마의 경제 브레인들이 젊은 학자 일색인 반면 매케인 진영에는 스타 경영자와 노련한 경제 전문가도 참여하고 있다. 칼리 피오리나(54) 전 휼렛패커드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더글러스 홀츠-애킨(64) 부시 대통령 전 경제자문위원장, 마틴 펠트슈타인(69) 전 레이건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현 하버드대 교수) 등이다. 애초 필 그램 전 상원의원이 경제정책팀의 좌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스위스계 금융회사인 UBS의 돈을 받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관련 로비를 한 게 드러나 매케인 진영을 떠나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램을 뒤이어 경제팀의 간판 스타로 부상한 인물은 피오리나다. 그는 스타 경영자로서 현장에서 축적한 지식을 바탕으로 법인세 감세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홀츠-애킨은 의료·보건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미국 의료보건 체계를 급격히 바꾸기보다 점진적으로 고치는 게 좋다는 쪽이다. 펠트슈타인은 미국 10대 거시경제학자로 꼽힌다. 레이건 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레이건이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군비 지출을 늘리자 이를 강력히 비판하며 위원장직을 그만둔 소신파이기도 하다. 부시 정부가 제안한 사회보장보험 등의 민영화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감세·주택·FTA… 오바마 진영은 ‘중산층 성공을 위한 어젠다’를, 매케인 진영은 ‘미국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다. 오바마는 중산층 이하 계층의 세금 감면을, 매케인은 기업의 법인세와 투자 관련 세금 감면을 강조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양쪽이 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바마 쪽은 부시 행정부가 한국 등과 맺은 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매케인은 FTA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석유 가격 안정을 위해 오바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 등에 정부 예산을 지원해 기름 소비를 줄이겠다는 쪽이다. 이에 대해 매케인은 연안의 원유 채굴을 허용해 공급을 늘려 값을 떨어뜨리겠다는 입장이다. “비현실적 좌파”VS“케케묵은 교리” 오바마와 매케인의 경제정책은 기본 철학부터 다르다. 상대편을 향해 오바마 진영은 ‘케케묵은 공화당 교리의 재탕’이라고, 매케인 진영은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인 좌파 논리’라고 일갈했다. 오바마 진영은 서브프라임 사태와 금융위기가 레이건 정부 시절 시작된 규제 완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시장 자유화가 방종을 낳았고, 그 결과 거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대공황 직후 당선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흔적이 많이 엿보인다. 그래서 굴스비 등 오바마 경제 브레인들은 대공황 직후 루스벨트가 추진한 개혁을 복기해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의 신뢰성·건전성과 일반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매케인은 ‘존재하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섣불리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쪽이다. 경제적 자유를 강조한다. 80년 레이건 대통령 이후 부시 현 대통령까지 이어진 감세와 자유무역 확대, 민영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1920년대 이후 공화당이 유지해 온 ‘기업이 잘 돼야 미국이 좋다’는 철학이 짙게 배어 있다.

2008-09-23

TV토론 3차례…백악관 가는 분수령

11·4 대선 관전포인트 7가지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가 레이스 초반부터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올해 “이번 레이스에 대해 많은 것을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 대선 판세를 좌우할 7가지 변수를 소개했다. ◇경제 갈수록 악화되는 경기를 반영하듯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는 것은 경제다. 특히 지난주 연이은 충격파가 월가를 강타하면서 잠시 ‘인물’ 위주로 치중됐던 대선 캠페인이 경제 이슈에 단단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매케인보다 오바마가 다소 유리하다. 매케인과 오바마 양 후보 모두 경제에 관련한 경험은 거의 없으나 불경기일 경우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현 집권당을 경제 파탄의 주범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케인은 그가 지금까지 지지해온 규제완화 정책이 월가 몰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급히 ‘규제 강화’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경제 정책을 준비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오바마는 기존 규제 강화 정책을 재차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편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오바마는 정부로부터 돈을 빌리는 금융기관이 더욱 엄격한 정부의 감독을 받아야 하고 이들 기관의 장부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6가지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그에 반해 매케인은 “테러 진상을 규명하도록 발족된 9·11 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금융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자세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경제이슈에 대한 오바마 후보의 우세를 반영하듯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전국 지지율이 5%까지 뒤지던 오바마 후보가 다시 4~5% 우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선거당일까지 경제문제가 대선의 주요 이슈로 계속 부각되면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페일린 효과 오바마 주도의 대선 판도를 일거에 바꿔버린 ‘페일린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할지도 주요 변수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 14일 ABC 방송 출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 “역시 바닥이 드러났다”와 “기대 이상이었다”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으나 그녀에 매료된 유권자 상당수가 아직도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몇몇 공화당 전략가들은 페일린의 인기가 이미 최고점을 쳤기 때문에 이제는 내리막길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중도파 여성들은 페일린의 낙태 반대 입장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페일린 덕분에 활력을 받은 복음주의 세력이 결국 ‘메인 요리’는 매케인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기운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릭 라지오’ 다시 부활하나 페일린의 상대역인 조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전략도 주목을 끌고 있다. 내달 2일 열리는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에서 바이든이 페일린의 경험 미숙을 지나치게 파고들다가는 여성 유권자들의 역풍을 초래해 릭 라지오 전 하원의원 꼴이 날 수 있기 때문. 공화당 소속의 라지오는 2000년 뉴욕주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맞붙었다가 패했는데, TV토론에서 뉴욕과 연고가 없는 힐러리를 원색적으로 공격한 것이 여성의 반발을 불러 패인으로 작용했었다. 따라서 바이든이 ‘너무 오버하지 말라’는 교훈을 남긴 ‘라지오의 저주’를 능수능란하게 피해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단체 헤리티지 재단의 마이클 프랭크 부회장은 “민주당은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한 바이든이 토론회에서 스스로를 자제하도록 훈련시켜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TV토론회 오는 26일을 시작으로 내달 7일, 15일까지 세차례 열리는 대통령후보 간 TV토론 역시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민주당 전략가 제프리 폴락은 “오차범위내의 박빙 승부라 작은 실수라도 판도를 바꿔버릴 수 있다”며 토론회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또한 인신공격으로 점철된 광고운동과 달리 유권자들이 이슈별로 각 후보의 입장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토론 스타일을 보면 특정 후보가 유리하지는 않은 상황. 매케인은 실수를 잘 하고 가끔 화난 표정을 비친다는 것, 오바마는 언변의 재주가 마치 가르치려 하는 듯이 느껴지게 한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힐러리 요인 힐러리가 경선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털어내고 오바마 지원에 발벗고 나서느냐는 것도 관심사다. 그녀는 오바마의 취약계층인 백인 노동자층을 주요 지지세력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일단 페일린에 대한 ‘싸움닭’ 역할은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경선에 들어간 2000만달러의 빚을 갚기 위해 오바마와 선거자금 모금행사를 함께 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식을 줄 모르는 페일린의 인기를 확실히 종식시킬 사람은 힐러리밖에 없다는 민주당내 여론도 높아지고 있어 추후 그녀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 공화당에 맞서 성공적으로 재선을 일궈낸 그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중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오바마에게 효과적인 조언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라이트 목사의 망령 폴리티코는 또한 오바마가 다닌 교회 담임목사로서 ‘갓댐 아메리카’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제레마이어 라이트 목사와 1960년대 극좌파 학생운동 서클의 리더였던 윌리엄 아이어스 일리노이대 교수 등 오바마 측근그룹을 겨냥한 공화당의 색깔 공세도 주목할 만한 변수라고 꼽았다. 매케인 진영에서 아직까지는 이들을 다루고 있지 않지만 인신공격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오바마의 약점으로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케인의 성미 이에 맞서 민주당에선 잘 삐치는 노인 특유의 심리에 주목, 매케인의 불 같은 성정을 선거수단으로 이용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매케인은 상대 공격에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고 버럭 화를 내는 전형적인 다혈질로, 지난 5월에는 연방의회에서 이미 사건을 낸 전력이 있다. 포괄적인 이민개혁안을 토론하던 가운데 같은 공화당인 텍사스의 존 코닌 상원의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던 것. 특히 매케인은 심신이 피로할 때 이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의 한 전략가는 “그의 성미 문제는 매케인의 노령을 다시 부각시킬 것” 이라면서 “‘젊음’을 최강의 무기로 내세우는 오바마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하연 기자

2008-09-23

'서로 주도권 빼앗겼다고 우겨요'

가까이 있어도 늘 그리운 사람이 있다. 하루 업무를 마치고 온 몸이 녹초가 됐을 때면 늘 머리 속에 떠올라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가져다 주는 사람. 사랑에 목마를 땐 애인이 돼 주고, 사람을 늘 긴장 상태로 만드는 벅찬 이민 생활에서도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 며칠, 아니 단 하루만 떨어져 있어도 걱정에 잠을 설치고 잠깐 스친 눈빛에서도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이름은 바로 ‘남편’, ‘아내’다. 중앙일보 창간년도인 1974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부부의 행복하고 건강한 결혼 생활을 통해 삶을 살아가야 하는 가장 위대한 이유 두 가지, ‘사랑’과 ‘꿈’을 되돌아보자. 아무리 사랑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윤영서·윤애영(34) 부부를 보면 ‘닭살’이 돋는 건 어쩔 수 없다. ‘천생연분’이란 이들 부부를 두고 생긴 말 같다. 같은 해에 태어나 같은 일을 겪으며 동시대를 살아온 것도 부족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현대 사회에서 보통 부부가 하루에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넉넉잡아 한 대여섯 시간이나 될까. 그런데 이들 부부는 온 종일 함께 한다. 부에나 파크에서 종합미술학원 ‘영스 아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윤씨 부부는 숫가락, 젓가락을 하나로 같이 쓴다고 해도 믿겨질 정도로 언제나 함께다. 나란히 손잡고 출근해 함께 저녁노을을 바라보면서 퇴근한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 만큼이나 양쪽으로 활짝 문이 열린 강의실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확인하면서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나란히 집에 도착해 육아도 함께 한다. 딱 1주일 차인 생일도 케이크를 하나만 사 한 번에 치른다. 다현(5), 다빈(3·여)이는 동갑내기 아빠, 엄마가 생일까지 같은 줄 알고 본인들이 더 행복해 한다. 하루 24시간을 함께 하다보면 서로에게 불만스러운 점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도 잠깐 바라본 부부의 모습은 샘이 날 정도로 다정하다. 동갑이라 서로 부르는 말이 다소 험할(?) 것 같다는 선입견도 여지없이 무너진다.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늘 존칭을 써가며 서로를 예우한다. 8년째에 접어든 결혼생활에 크고 작은 문제는 없었을까. 서로에게 아쉬운 부분을 물어보자 한참 생각해 보더니 ‘기득권을 뺏긴 것 같다’고 눈을 마주치면서 동시에 큰 웃음을 터트린다. 기득권을 뺏겼다기 보다는 서로 양보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부부는 살면서 닮아간다는 말은 이들 부부에게 꼭 들어맞는다. 동갑이라 세대차이는 물론 없고 성격, 취향, 심지어 좋아하던 노래까지 똑같은 윤씨 부부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도 닮았다. 남편 윤씨는 예술 공부는 물론 인성 교육까지 할 수 있는 종합 예술고등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꿈이다. 윤씨는 “미술을 전공하려는 한인 고교생들이 입시를 준비하는 데에만 급급해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학 진학을 위한 카운슬링은 물론 학생들이 예술인으로 사는데 꼭 필요한 품성도 갈고 닦을 수 있는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내 윤씨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예술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삶에 지친 한인들에게 쉼터를 제공할만한 문화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 그는 늘 안타까웠다. 원장이 둘이니 미술학원 일도 일사천리다. 남편 윤씨의 소문난 실력에 학원생들은 늘고 있고 아내 윤씨는 꼼꼼한 재정 관리로 ‘꿈의 금고’ 안을 차곡차곡 채워 나가고 있다. 윤씨 부부는 “두 사람이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또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 속이 충만해 진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사랑하면서 백년해로 하겠다”고 함께 다짐했다. 서로간의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꿈에 한 발자국씩 다가서고 있는 잉꼬 부부의 모습에서 훗날 예술고등학교 옆 예술문화센터에 앉아 정겹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중년 부부의 모습이 겹쳐져 떠오른다. 글·사진 서우석 기자 아내에게 “말없는 눈물 감사 ▷이건 고마워: 내가 어떠한 모습이라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내 곁에서 보듬어준 당신의 손길이 고맙고, 인생의 기쁨을 당신과 당신이 낳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갈수 있는 특권을 준 것에 감사해. 같은 꿈을 꾸면서 앞으로 더욱 더 사랑하자. ▷이건 미안해: 남편으로, 또 아빠로서 고백한 많은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고 실망시킨 걸 용서해. 살림하랴 학원에서 일하랴 분주함에서 밀려오는 피곤으로 말없이 눈물 흘린 당신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이야. ▷이건 지킬께: 부지런해질께. 게으르지 않게 열심히 운동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일주일에 한 번은 하루종일 아이들을 돌봐 당신에게 자유시간을 부여할거야. 1년에 한 번은 1주일 이상 긴 여행을 떠나고, 무엇보다도 매일 30분 이상 당신과 우리 가족을 위한 기도를 꾸준히 할께. 남편에게 “잔소리 늘어 미안” ▷이건 고마워: 언제든지 듬직한 내 편이 돼 줘서 고마워. 우리 서로 의지하면서 더욱 ‘파이팅’해서 앞으로 남은 날들도 승리로 장식하자. ▷이건 미안해: 나도 아줌마가 됐나 봐. 아이 둘 낳고, 키우면서 목소리도 커지고 나도 모르게 날이 갈수록 잔소리가 늘어가는 점이 너무 미안해. ▷이건 지킬께: 앞으로 어떤 의견 충돌이 있을 지라도 아내로서 늘 당신의 의견을 존중할께. 적어도 주말 만큼은 사랑이 듬뿍 담긴 따뜻한 음식을 손수 준비해서 우리 식구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께. swsk@koreadaily.com

2008-09-23

'마음까지 다스리는 '할머니 손맛'

12일 오전 11시 30분. 마약·알콜 중독 재활 사역을 하고 있는 나눔선교회 2층 주방은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오늘은 처음으로 여학생들도 식사 준비에 나섰다. 메뉴는 스파게티와 샐러드. 몇년째 50여명의 점심과 저녁을 준비해온 수잔 손(80) 할머니는 펄펄 끓는 통에서 국수를 꺼내 벽에 던진다. “더 끓여야 돼. 벽에 붙어야 제대로 익은 거야.” “잘 던지시는데요.” 말을 붙이니 자신있게 한 말씀 하신다. “예전에 농구선수도 했어.” “여기서 밥 해 준 게 얼마나 됐어요.” “3년 4개월째야.” 손 할머니는 하루 하루 손꼽기나 했던 것처럼 생각하는 기색도 없이 적어놓기라도 한 것처럼 곧바로 대답이 나왔다. 손 할머니는 당시 미국생활 23년차였다. 4시 30분이면 새벽 기도에 가기 위해 일어나 새벽기도에 가던 어느 날. 새벽 4시 30분 새벽 기도에 갈 준비를 하면서 켜놓은 새벽 선교방송에서 나눔선교회 한영호 목사의 간증과 대화가 흘러나왔다. “무엇이 제일 힘드십니까?” “애들 음식이 큰 문제입니다.” 한 목사는 본 적도 없었고 마약은 있는 줄도 몰랐다. 손 할머니는 7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밥 해 주려 이곳을 찾았다. “17년전 식도암 수술을 받았어. 7개월 정도 살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산 걸 보니 이걸 하라고 하느님이 오래 살게 해줬나 싶었지.” 하지만 막상 와 보니 만만치 않았다. 지금까지 봉사하겠다는 이들이 잘 해야 1주일 버티고 끝이었기 때문이었다. 연로한 분이 버티시겠느냐는 뜻이었을 게다. 다시 생각하고 왔다. “충분히 기도하고 다시 왔다. 하느님이 주신 사명감으로 왔다. 기분에 흔들린 것이 아니니까 맞겨 보라”고 했다. 한 달이 지났다. 누군가 물었다. “아직도 오십니까?” 섭섭했다. “오지 말라는 얘기냐. 내가 부담되냐.” “아니, 한 달 씩 오는 분이 없어서…” 밥 해 본 사람은 안다. 메뉴 정하고 만들고…. 점심과 저녁, 하루 두 끼 50인분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해대는 게 얼마나 힘들지. 그것도 여든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그걸 3년 넘게 해왔다. “이렇게 많은 사람 밥 짓는 것 처음이었지. 그래도 요리에 취미가 있고 집에 사람들 부르는 걸 좋아했으니까.” 손 할머니는 직접 만드는 것도 좋아 지금까지 김치와 고추장, 된장도 직접 담궜다. 한 번도 사먹은 적이 없다. “처음 오니까 참…. 자취하듯 알아서 해먹는데 햄이나 햄버거 이런 걸 먹는 거야. 사람이 먹는 대로 간다고 설탕 같은 거 든 거로 마약중독 고칠 수 있겠어. 난 조미료 안 써. 양파, 마늘, 버섯 넣고 천연 조미료 만들어. 처음엔 아이들이 안먹어. 이게 왜 좋은 건지 설명을 했지. 서서히 입맛을 바꿨어. 이젠 맛있다고 잘 먹어.” 할머니 식단은 두부와 된장, 채소 위주로 짠다. 고기는 될수록 적게 준다. 점심 때 쓴 스파게티 소스도 세 박스나 되는 토마토 껍질을 벗기며 직접 만든 것이다. 직접 만들다 보니 식비는 절반으로 줄었다. 기도도 했다. ‘마약 만드는 양귀비를 내보냈으면 치료될 음식도 주세요.’ 손 할머니는 아이들 치료에 음식이 한 몫 했다고 단단이 믿는다. 이곳에서 치료를 마친 데이비드 김 전도사는 할머니의 음식을 한 마디로 ‘맛있는 건강식’이라고 말한다. “조미료 안쓰시고요. 고기도 별로 안써요. 비지찌개 같은 거요. 처음엔 싫었는데 이젠 맛있어요. 그리고 절약하세요. 음식 남기는 거 굉장히 싫어하세요.” 손 할머니도 처음엔 그랬다. 아이들 눈빛이나 행위가 정상이 아닌 것 같고 못 있을 데가 아닌가 싶었다. 그럴 땐 기도하면 넘겼다. 남편도 잘 이해해 줬고 자식들도 협조해 줬다. “노인네가 자존심이 있어서. 지금까지도 자식들한테 손 안벌리고 살았어. 대신 내가 하는 일에 반대 안해.” 지금은 애들이 다 잘 생기고 좋다. 너무 힘들어 하는 아이들은 집에 데리고 가기도 하면서 힘을 북돋아 준다. 아이들이 치료하고 나갈 때도, 나가서 결혼해서 잘 살고 잘 되서 인사 오면 그게 보람이고 기쁜이다. 그래도 나이는 못속인다고. 부엌에만 들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지고 힘이 솟지만 집에 가면 힘이 들어 탁 주저 앉는다. 매일 오전 10시 30분이면 나와 점심 만들어 먹이고 오후 3시 30분까지 저녁 준비 다 해놓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체력이 허락하면 5년을 채우고 싶어. 1년 7개월 남았는데. 이젠 집에 앉아 있으면 머리 속으로 메뉴가 척척 돌아가는데….” 그러면서 손 할머니는 이 곳 걱정이다. “사역하는 목사님들이 불쌍하지.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어려움이 너무 많아.” 안유회 기자

2008-09-23

Jr.봉사…더불어 사는 사회 2세들이 이끈다

이민사 100년을 넘긴 한인사회에도 이제 1세와 1.5, 2세 사이에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우선 인구분포에서 1세가 49.6%, 1.5세와 2세를 포함한 차세대 그룹이 50.4%를 차지해 인구 비율이 이민 1세대를 넘어섰다. 또한 1세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과 투자로 인해 1.5세와 2세 학력 수준이 동일 연령대의 타민족에 비해 높아 전문직과 관리직 진출이 늘었다. 2세들로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토대로 한인 커뮤니티는 양적·질적으로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갖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각 세대간의 대화와 협력 부족이다. 서로 다른 성장환경, 사고방식 ,언어 등으로 인해 대화와 상호 협력이 부족하다. 이민 3세, 4세까지 그 뿌리를 지켜오는 중국인 커뮤니티나 유대인 커뮤니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활발한 ‘봉사활동’을 통해 주류사회에 자신들이 단순한 이민자의 후손이 아닌 사회의 일원임을 알리고 있다는 점이다.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정체성과 뿌리의식을 배우고 탄탄한 네트워크 또한 조성해 정·제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경우 아직은 ‘봉사’를 실천하는 이들의 숫자가 타 커뮤니티에 비해 미미 하다. 우리보다 수백년전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밟은 이민자들이 쌓아온 제도와 정책의 득을 보며 남에게 배푸는 것에 인색했던 1세들과는 달리 2세들은 주류사회와 이웃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봉사할 수 있는 사회 일원으로서 키워내야 한다. 한인 봉사단체로서는 최고의 규모와 활동량을 자랑하는 재미한인자원봉사회(PAVA)강태흥 회장은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키우고 네트워크를 여는 특별 활동을 통해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고 장래 커뮤니티 봉사에 함께 나설 수 있는 진짜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1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재미한인자원봉사자회 산하 ‘파바주니어(PAVA Junior)’는 단지 봉사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닌 만남의 커뮤니티이기로서 다양한 친구들을 새로 만나고 네트워크를 여는 특별 활동 또한 실시하고 있다. 파바 주니어의 김미자 수퍼바이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여러 기회를 접하게해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우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등 2세 이민자로서 성공하는 젊은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학생들이 파바 주니어와 더불어 봉사와 특별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늘리고 내실을 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지 막 1년을 넘긴 비비안 김(16)양은 “파바 주니어에서 봉사 활동을 실시하면서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미국생활 또한 배우고 있다”며 “아직 영어도 서툴고 학교생활이 낯선 면도 있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친구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또한 탈춤, 전통무용 클래스와 펜싱, 양궁 클래스 등을 통해 재미있는 취미활동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노숙자들이나 독거노인 등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는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 또한 심어주고 있다. 파바 주니어 멤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진 김(16)군은 “거리의 노숙자와 홀로 외로이 지내는 노인들을 도우면서 현재의 제 자신을 있게 해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며 “동시에 이처럼 소외된 이들 또한 모두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바 주니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고 장래 커뮤니티 봉사에 함께 나설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현재 파바주니어의 그룹 리더 중 한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존 김(17)군은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배운 가장 소중한 것은 한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의식’”이라며 “주위에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도와 더욱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한인 이민사회의 얼굴을 바꾸어 가고 있는 파바 주니어도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탄했던 것 만은 아니다. 처음 파바 주니어를 창립했을 당시 봉사를 하러 나온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머뭇거리는 것을 보며 강회장을 비롯한 파바 멤버들은 자율적인 봉사가 되도록 유도하는데 온힘을 기울였다. 학교 단위로 구성돼 있던 파바 주니어를 이후 5개 학교를 한 지구(region)로 묶어 9개 지구로 개편하고 지구별로 지구회장을 임명, 자율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운영을 꾀했다. 여기에 부모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후원이 합쳐져 현재의 멋진 봉사단체로 거듭났다. 이제 파바 주니어는 봉사단체의 정신을 보유한 교육단체로 거듭나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지금은 중·고등학생들이지만 10년 안에 1세들을 대신해서 주도적인 활동을 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이미 이사회 보드멤버 중 2명은 2세들로 채워진 상태다. 파바 주니어를 보면 한인 커뮤니티의 장래가 밝다는 것을 느낀다. 미주 전역의 300만 한인들의 얼굴이자 손발이 되어 커뮤니티 및 주류 사회에 봉사하는 훌륭한 젊은들로 성장하는 그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 황준민 기자 사진 백종춘 기자

2008-09-23

시련없인 '성공'도 없습니다'

‘불경기, 극복할 수 있다!’ 미 경기침체의 여파가 한인 비즈니스에도 미치고 있다.부동산 경기침체로 시작, 신용경색, 개솔린 및 식료품 가격인상 등 각종 경제 악재가 이어지며 한인 비즈니스들도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실제로 많은 한인 비즈니스가 결국 문을 닫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많은 한인 비즈니스가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특히 기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 개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LA한인 비즈니스의 노력을 유형별로 알아봤다. ▷아이디어로 승부한다=기존에 없던 독특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불경기를 극복하고 나섰다. 올해초 설립된 스크린부스는 터치스크린 시스템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터치스크린 게스트북 ‘스크린부스’를 선보였다. 결혼식이나 생일파티 등 각종 이벤트를 위해 스크린부스를 렌탈, 소비자들이 ‘보다 생생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스크린부스는 웹카메라를 통해 사진과 함께 짧막한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남가주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와이나 북가주에서는 스크린부스가 알려지며 특히 젊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스티븐 박 대표는 “첨단 기술에 약한 중장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점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청바지제조업체 ‘카실진(Kasil Jeans)’는 지난 8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로젝트쇼에 앞서 워터프루프 청바지를 선보였다. 특수 처리를 통해 커피나 콜라같은 음료를 바지에 흘려도 액체가 바지로 스며들지 않고 흘러내린다. 샘플이 나오자 마자 NBC TV에서 소개될 정도로 주류사회의 큰 관심을 모았고 첫 선을 보인 프로젝트쇼에서 노스트럼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 데이비드 임 사장은 “워터프루프 청바지가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8월 프로젝트쇼의 성과가 작년보다 20%는 신장됐다”고 말했다. ▷고가는 불황을 모른다=경기침체에도 하이엔드(고급) 시장의 수요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근들어 고급제품을 앞세워 하이엔드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한인업체들이 늘고 있다. 한인의류업체 키클로셋(Key Closet)은 지난 6월말 1만달러 청바지를 선보이며 주류 패션계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전부터 고가 티셔츠, 청바지를 생산해온 업체다. 키클로셋의 제품은 티셔츠 500달러, 후드티는 1500달러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프리미엄진보다 가격대가 한단계가 더 높다. 하지만 플로리다 등 부자들이 사는 동네에서는 꾸준하게 오더가 늘고 있다. 마이클 홍 대표는 “아무래도 부자나 명사들은 가격보다는 독특한 디자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설립 2년만에 매년 20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키클로셋은 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보다 대중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컨퀘스트(Konquest)를 새롭게 런칭, 8월 매직쇼에서 선보였다. 타일수입전문업체 오티모(Ottimo)는 주력제품을 고가고품질 타일을 앞세워 주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병호 사장이 작년 비즈니스를 인수, 주력제품을 고가·고품질 타일로 전환했다. 김 사장은 “인테리어 고급화로 불황을 타개하려는 업체가 늘 것이라 예상하고 고가 제품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티모는 작년의 두배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전년대비 두배인 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올 하반기도 600만달러의 타일전문 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끝이 없다=기존 스타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템이나 디자인을 추구하며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있다. 한인오토바이헬멧제조업체 KBC헬멧은 지난 7월중순 패션의류업계의 선두주자인 에드하디(Ed-Hardy)와 손을 잡았다. 에드하디는 2004년 타투 프린팅을 앞세워 젊은층 사이에서 폭팔적인 인기를 끌며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의류업체다. KBC헬멧은 자체 브랜드 헬멧에 에드하디 그래픽을 입힌 KBC헬멧 에드하디 라인을 새롭게 런칭했다. 이미 7월말 댈러스에서 열린 모터사이클 제품 유통업체 터커라키 딜러십 미팅에서 에드하디 라인만 소매가로 227만달러에 달하는 선주문을 받았다. KBC헬멧의 홍진석 대표는 “헬멧업계에서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KBC헬멧이 에드하디 라인을 런칭하며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주영전자는 지난 2월 미우정국(USPS)로부터 12억달러 규모의 정부조달사업을 따냈다. 주영전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우편물 분류기 ‘플랫소트시스템(Flat Sort System)’을 미 전역 USPS 중계소에 2014년까지 납품하게 된다. 이미 지난 5월 인디애니 지역에 첫번째 기계가 설치돼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주영전자의 이동기 대표는 “정부조달사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USPS의 승인을 받는데만 2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4년 이후를 대비해 새로운 아이템을 물색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많다=미 경기침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소비심리 위축이다. 각종 페이먼트 및 생활비가 급등하며 소비자들이 허리띠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류업계가 소비심리 위축의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의류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는 한인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인프리미엄 청바지업체 AG진과 허드슨진은 이미 2년전부터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대형 트레이드쇼 ‘브래드앤버터쇼’에 참가하고 있다. 허드슨진의 피터 김 대표는 “미국 못지 않게 유럽 시장도 규모가 크며 유럽 소비자들의 미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매년 참가할 때마다 유럽 바이어들의 반응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뿐만 아니다. 한인 프리미엄 브랜드업체들은 한국, 일본 시장 진출을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있다. 서기원 기자 kiwons@koreadaily.com

2008-09-23

[창간 기획] 아름다운 도전 <1> 라이더컵 '우승 샷' 앤서니 김…무서운 공격 골프 '제2의 우즈' 떴다

역경과 변화의 한복판에 섰다. 현명한 사람에게 고난의 시절은 기회다. '도전의 창'으로 두꺼운 난관을 뚫어 본 사람만이 성공의 참 맛을 안다. 창간 34주년을 맞은 중앙일보는 부단한 도전과 노력으로 '아름다운 성공'을 이룬 한인들을 소개한다. 시리즈 첫 회 주인공은 미국과 유럽간의 라이더컵 골프경기에서 '우승 샷'을 날린 앤서니 김이다. 미국 팀의 선봉에 그가 있었다. 미프로골프(PGA)에 혜성같이 등장한 한인 2세 앤서니 김(한국명 김하진). 올해 23세의 앤서니 김은 21일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GC(파71.7496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과 유럽 대륙간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 대회에서 미국 팀이 9년 만에 우승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라이더컵에 출전한 앤서니 김은 이날 유럽의 에이스로 한인 골퍼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 5홀차 대승을 거두는 등 4경기에 출전해 2승1무1패로 승점 2.5점을 올렸다. 앤서니 김은 지난 여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무릎부상으로 장기간의 동면에 들어가기 전 "앞으로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는 찬사를 받은 PGA의 떠 오르는 미래. 또 '노장 골퍼' 마크 오메라도 "앤서니 김은 우즈 이래 같이 경기해본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우수한 기량과 자질을 겸비한 최고의 젊은 선수"라고 평가할 정도다. 그가 '제 2의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것은 단순한 허사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에만 와코비아챔피언십과 AT&T내셔널 등 2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특히 앤서니 김은 우승한 2개 대회에서 8라운드를 도는 동안 모두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는 '매우 공격적인 골프'를 했다. 앤서니 김은 본인 스스로 "골프 선수가 안됐으면 격투기 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싸움'에 바탕을 둔 과감한 골프 플레이를 구사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인기는 폭발적이다. 그렇다고 그에게 천재성만 있은 것은 아니다. 앤서니 김은 지난해 한 대회에 참가해 여유있게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지나가는 우즈에게 달려가 연습 라운드를 함께 돌자고 제안했지만 우즈는 이미 연습을 끝내고 돌아오는 것임을 나중에 알고 자신의 나태함에 충격을 받았다. 우즈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너의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라"는 조언을 받은 앤서니 김은 이후에는 밤 늦은 시간 친구들과 어울리는 버릇을 고치고 연습에 열중했다. 올해 앤서니 김이 2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특유의 골프 재능에다 집중적인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이러한 실력과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앤서니 김은 최근 기라성 같은 프로골프들이 즐비한 PGA에서 약관의 나이로 랭킹 10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앤서니 김이 정상에 올라서기 까지 고난도 많았다. 앤서니 김은 LA한인타운에서 녹용건재상을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다. LA 인근의 슬럼가에 살던 앤서니 김은 어린 시절부터 마약판매상이 거리에 즐비한 모습을 보고 컸다. 앤서니 김은 "어머니는 내가 농구를 하러 동네 공원에 나갈 때마다 걱정을 하셨는데 무섭고 험한 동네에서 살았던 환경이 오히려 나를 두려움을 모르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고 말했다. 앤서니 김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11세때인 1997년의 마스터스대회에서 타이거 우즈가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터. 앤서니 김은 "우즈가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의 미래를 생각했다"며 "이후 나는 늘 골프로 성공해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앤서니 김은 "자신의 성공의 절반은 어머님 몫"이라며 "어머니의 침착성과 올바른 몸가짐이 내 골프 인생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종원 기자

2008-09-22

'신문속 쿠폰' 지갑이 좋아해…알뜰족의 알뜰 노하우

불경기다.수입은 한정돼 있거나 줄었는는데 렌트비, 개스값, 식료품값 등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지출이 늘어나면서 생활비를 쥐어짜는 한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세일을 이용하는 것은 기본. 물건을 구입할 때, 기왕이면 사은품을 주는 곳을 택한다.불경기에 살아남는 알뜰족의 알뜰샤핑 방법을 소개한다. ◇찾아라, 쿠폰 = 평소 한인들의 쿠폰 이용은 저조하다. 아니, 저조했다. 하지만 더이상은 아니다. 코스트코같은 대형 유통업체에서 발행하는 쿠폰, LA타임스 등 신문에 삽입된 쿠폰 전단지에서 나아가 홀푸드마켓 웹사이트 스토어 스페셜 등 마켓체인들의 세일품목과 쿠폰정보를 수집한다. 갭, 바나나 리퍼블릭같은 소매체인에서 날라오는 쿠폰도 꼬박꼬박 챙겨둔다. LA타임스 일요일자와 함께 배달되는 쿠폰 전단지에는 샴푸, 치약, 시리얼같은 제조업체에서 발행하는 쿠폰은 물론, 식당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이 가득하다. 한인 업소들에서 쿠폰을 내미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었다. 중앙일보 매주 수요일자 중앙경제를 비롯해 신문광고를 꼼꼼히 살펴보면 한인 업소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 숨어있다. 현재 데나하우스 10%, 오이시 식당 10% 할인과 무료 음료수, KLG스파&사우나 10% 등 식당을 비롯해 스킨케어, 자동차 정비까지 다양한 업소에서 10%에서 많게는 30%까지 할인을 받아 절약할 수 있다. 또 쿠폰을 지참하면 선물을 주는 곳도 있다. 중앙한인업소록 웹사이트(http://yp.koreadaily.com/etc/coupon/coupon_list.asp?page=1&bra_code=LA)은 고운결스킨케어, 동아서적, 스튜디오 럭스, 킹슬리 발지압 등의 10~20% 할인 쿠폰을 모아 띄어놓고 있다. 센셋셀룰라 올림픽지점은 신규가입시 10달러, 애나리화장품은 6종세트 구입시 50달러를 깎아준다. 유코피아닷컴(www.ukopia.com)은 한인 업소들을 중심으로 쿠폰세상을 만들어가며 미시쿠폰스닷컴(www.missycoupons.com)은 주류 업소들의 쿠폰 뿐만 아니라 세일정보, 무료 사은품, 프로모션 등 알뜰 정보와 제품리뷰, 샤핑후기 및 가이드 등 샤핑 정보를 알려준다. 한인 업체 가운데는 H마트가 자체 쿠폰을 매주 발행하고 있다. 이외 미스터딜파인더(www.mrdealfinder.com), 쿠폰캐빈(www.couponcabin.com), 쿠폰-쿠폰코즈(www.coupons-coupon-codes.com), 쿠폰스닷컴(coupons.com), 쿠폰맘(www.thecouponmom.com)에서도 쿠폰을 찾을 수 있다. 그로서리가이드닷컴(groceryguide.com)을 이용하면 로컬 스토어의 아이템별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개솔린 낭비하며 일일히 돌아다닐 필요없이 매주 스페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모아라, 포인트= 도레미마켓과, 프레시아마켓, 한남체인 등이 포인트제를 실시하고 있다. 도레미마켓은 20달러 이상 구입시 지불 금액의 2%를 적립해주고 포인트 합계가 10달러 이상 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프레시아마켓 역시 물건을 사면 구입금액의 2%를 적립해주고 일정 액수가 되면 현금쿠폰을 주고 있다. 프레시아마켓의 멤버십 포인트 카드는 특히 열쇠고리에 달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져 평소 가지고 다니다가 잊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한남체인의 경우, 구입금액의 2%를 적립해주고 적립금액이 10달러가 넘으면 그만큼의 쿠폰으로 돌려주는 VIP보너스 카드가 있다. 커피샵에서는 커피나 차, 음료를 사면 1잔에 하나씩 도장을 찍어주고 있다. 도장이 6개에서 10개가 되면 음료 하나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도장을 받는 쿠폰을 종종 잃어버리게 되는데 최근에는 회원제를 도입해 멤버십에 가입하면 주문할 때마다 그때그때 10% 정도씩 바로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바리스타는 회원에게 10~20% 할인을 제공한다. 술집이나 노래방들도 종종 이용하는 방법. 팜트리는 술이나 안주를 주문하거나 노래방을 이용하면 사용금액의 5%를 적립해준다. 빵집도 마찬가지. 파리바게뜨의 해피포인트카드를 이용하면 구입금액에 최고 3%가 적립되고 포인트가 5달러 이상 되면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코스메틱월드, 팔레스뷰티같은 화장품점들의 회원 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면 포인트가 쌓여 나중에 화장품을 살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로데오화장품은 쌓인 구입액수 300달러마다 10%를 리베이트해준다. 북마트나 알라딘같은 서점들도 가입 회원들에게 포인트를 주거나 일정 퍼센트를 리베이트해줘 쌓인 포인트로 책을 살 때 현금으로 이용하게 해주고 있다. ◇확인하라, 리워드= 리워드, 캐시백, 마일리지 등 이름은 다르지만 이용한 만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크레딧카드 회사들의 캐시백 리워드를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된다. 디스커버는 구 입금액의 5%를 캐시백해준다. 다른 크레딧카드들도 비슷한 수준. 이전에는 일정기간에만 프로모션으로 리워드를 해줬는데 최근에는 신청을 하면 계속해서 리워드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화 또는 온라인에서 리워드 프로모션을 신청할 수 있다. 일부는 이용시기와 장소, 구입 아이템별로 나눠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을 때나 레스토랑에서 해당 카드를 이용하면 리워드해준다. 마일리지 보너스 카드도 절약의 한 방법.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US뱅크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손잡고 선보인 스카이패스 비자카드나 아시아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등은 크레딧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 출시된 스카이패스 비자 시그니처 카드는 9월30일까지 신청하면 신규 고객에게는 2만마일, 갱신 고객에게는 2000마일을 보너스로 무료 제공하고, 12월31일까지 개스 주유와 마켓에서 이용시 1달러당 2마일을 적립해준다. 아시아나 비자 카드도 갤러리아, HK마켓, H마트 등에서 사용시 1달러당 2마일을 적립 가능하다. 마일리지가 쌓이면 보너스 항공권, 좌석 업그레이드, 여행상품이나 호텔, 식당, 렌트카 등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다양한 웹사이트(www.myrewardzone.com, www.ebates.com)에는 제품을 구입하면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앤 테일러나 반스 앤 노블같은 업소들이 리스팅돼 있다. 귀찮더라도 쿠폰, 포인트, 리워드나 캐시백, 마일리지 등을 적극 이용하면 절약 혜택을 볼 수 있다. 얼마나 되겠어 싶지만 쌓이면 적은 돈이 아니다. 이재희 기자 jhlee@koreadaily.com

2008-09-22

'마음도 지갑도 편안해요'…익숙해진 자전거·대중교통 출퇴근

유가가 연초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갤런당 2달러 초반이던 시절에 비하면 아직도 초고가인 상황이다. 개솔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한인 직장인, 비즈니스 업주들이 많아진 것이 첫 번째 변화다. 차를 구입해야 될 사람들은 ‘개솔린 먹는 하마’ 대신 소형차를 선호해 소형차 가격이 올라가거나 심지어 하이브리드 차량은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반면 고유가로 인한 웃지 못할 생활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대중교통이용자 늘어나 출퇴근시 메트로링크 열차나 버스 등을 이용하면 길에다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LA에서 파이낸싱 회사에 다니는 원 모씨는 오렌지카운티 집에서 주 2회 메트로링크를 타고 직장까지 출·퇴근한다. 지난 5월부터 메트로링크를 이용하기 시작한 원 씨는 “개스비를 아낄 뿐더러 운전을 하지 않아도 돼 편하다”며 “더욱이 열차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술 자리도 줄었다”며 만족하고 있다. 원 씨는 과거 자동차로 주5일 출퇴근하면 1주일에 개솔린으로 70달러 정도를 지출했으나 메트로링크를 이용한 후 51달러면 충분해 일주일에 약 20여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인들 뿐만 아니라 타인종들도 대체 출퇴근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오렌지카운티의 지난 6월 메트로링크 열차 2개 노선 탑승객 수는 1만6000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자전거로 출퇴근 물론 자전거를 이용하는 한인도 늘고 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 모씨는 요즘 자전거 재미에 푹 빠졌다. 개솔린 가격이 오르기 전에는 집에서 10여분 걸리는 직장까지 항상 자동차를 타고 다녔지만 이제는 자전거를 구입해 출퇴근하고 있다. 한 씨는 “자전거로 회사까지 30여분 걸리기 때문에 자연히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들었다”며 “시원한 아침공기도 마시고 매일 자전거를 타니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전거 업소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LA 자전거업소의 경우 상반기에 예년보다 25% 이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차가 대세 개솔린 가격이 2달러대일 때만 해도 외면 받던 소형차에 대한 수요는 고유가 시대에 가히 폭발적이다. 최근 USA투데이는 고유가로 인해 소형차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수년 사이에 소형차 가격이 2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연료 효율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자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소형차에 네비게이션이나 가죽시트같은 고급 사양을 추가해 판매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형차의 가격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조사기관인 JD파워는 이미 일부 소형차의 가격이 인상돼 포드 포커스의 평균 가격은 1만5,455달러로 전년대비 4.4% 도요타 야리스 평균 가격은 1만4,905달러로 3.6%가 인상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고유가가 만든 생활변화 # 샤핑카트 끌고 집으로 마켓 인근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차량을 이용하는 대신 걸어서 매장을 찾고 돌아갈 때는 샤핑카트를 집에까지 가져가 마켓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마켓은 정상적인 영업이 힘들 정도다. # 결혼식도 저예산으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평균 결혼식 비용은 2만8000달러 정도이나 금년에는 여기서 커플 당 1500달러 이상을 줄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토요일과 일요일 식사 파티를 여는 대신 저렴한 금요일 칵테일 파티로 대체하거나 맨 위층만 진짜인 가짜 웨딩 케잌을 쓰는 것은 애교수준. 할인점에서 꽃을 사 스스로 예식장을 장식하는 커플도 있으며 신혼여행과 결혼식을 한번에 해결하는 경우도 있어 텍사스주에 사는 한 신부는 300명이 넘던 초청 손님을 30명으로 줄이고 단체여행 할인을 받아 카리브해 바하마에서 소규모 결혼식을 올렸다. 결과는 1만 달러 절약. # 학교 수업도 줄이고 고유가의 영향으로 주 4일제 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70년대 오일쇼크 시절 개솔린 값을 절약했던 방법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 최근 미 정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유가로 인해 전국 16개주의 100개 학교가 이미 주 4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 4일 수업으로 학교는 스쿨버스, 냉·난방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아 적극 고려중인 사항. 그러나 부모들은 새로운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주중 수업이 없는 날 아이들을 돌볼 사람을 따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 할인점보다 가까운 편의점으로 고유가로 인해 대형할인점을 찾기보다 리커스토어, 편의점 등에서 생활필수품을 필요한 양만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동네 업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또한 가족단위 원거리 외식을 자제하는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소형 샤핑몰에 자리잡은 음식점이나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는 곳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백정환 기자 baek@koreadaily.com

2008-09-22

'한국 배우는 것이 세계화 첫 걸음'

15년간 연세대학교 국제처에 근무하며 한국대학의 세계화에 앞장 섰던 이경오 과장은 미주한인들의 세계화는 한국을 배우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15년간 ‘세계화’를 배우기 위해 미국은 물론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전세계 여러나라를 다녔습니다. 그 결과 한국사람은 세계로 나가야 하지만 1.5세·2세 한인학생들은 한국에서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것이 세계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 영어와 앞선 교육을 받는다 해도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알지 못하면 ‘코리언 아메리칸’의 진가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많은 한인학생들이 한국을 찾고 있으며 연세대를 포함한 한국 유수의 대학들이 이들을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대학들은 미국의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한인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한국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4년간의 대학생활중 단 1학기라도 한국에서 공부를 한다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하게 되면 무엇보다 ‘한국사람’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게 이 과장의 전언.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한인학생들의 공통적인 결론은 ‘정체성을 찾았다’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알게 모르게 차별을 당하던 학생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조국의 발전상을 보며 모두들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돌아갑니다.” 신승우 기자

2008-09-22

'나는 한민족'…뿌리찾기 열기 확산

“훌륭한 미국 시민이 되십시오. 하지만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잊으면 안됩니다.” 미국에 사는 사람으로 삶의 터전을 제공해주는 나라에 최선을 다하되 자신의 뿌리를 잃지 말라는 조언이다. 미주 한인사회가 낳은 최고의 인물 중 한명인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남긴 이 말이 최근들어 젊은 한인들 사이에 실천되고 있다. 여름방학 또는 일반 학기를 이용, 한국을 방문해 언어, 문화, 전통을 배우는 1.5세·2세 한인 대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예전에는 한국어 교육에만 집중됐던 수업이 최근 각 대학별로 국제하계대학을 개설하고 있어 양질의 교육이 가능해진 것도 한인학생들이 한국으로 향하는 이유중 하나다. 국제하계대학이란 일부 한국대학들이 여름학기 과정에 외국교수들을 초빙, 영어로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미주한인은 물론 전세계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한 과정이다. 이로 인해 국제하계대학에 등록하면 프린스턴, 하버드, 예일 등 미국의 아이비리그는 물론 영국의 옥스포드, 일본의 동경대, 중국의 북경대 등 일류 대학의 교수들로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 또한 전세계에서 몰려 오기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기도 하다. 한인을 포함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한국 대학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경희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이다. 이중 미국 출신 한인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학은 연세대로 2007년 한해 총 1849명이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올 해 역시 가을학기 등록전인 6월까지 총 1626명이 연세대를 다녀갔거나 교육을 받고 있다. 연세대를 찾는 학생들은 어학당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거나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학생들은 일반 학기에 등록해 정규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다. 연세대의 경우 UC, 캘스테이트와 교환학생 협정을 맺어 학생들이 최대 1년까지 한국에 머물며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UC는 한인직원을 연세대에 상주시켜 학생들의 적응을 돕고 있기도 하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1000여 명의 미주출신 한인학생이 등록했으며 올 해 역시 960명의 한인학생이 등록했다. 여기에 국립대인 서울대 등도 지난해부터 새로 여름특별 과정을 신설해 한인 학생들 유치전에 가세했다. 서울대의 경우 시작 단계라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우수한 교수진을 유치, 한인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대외협력본부 성정현 국제학위담당은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려는 미주동포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어 지난해부터 국제하계강좌를 신설해 교육에 나섰다”며 “한국에서 전통문화를 배우며 세계적인 교수들로부터 수업을 듣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FTA, 무비자협정 등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새롭운 장을 열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의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언어 구사가 자유로운 1.5세·2세 학생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2008-09-22

LA 한인타운 '한국이 몰려온다'

한국으로 LA 한인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LA로는 한국이 몰려오고 있다. 한국을 향한 한인들의 목소리가 메아리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보다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LA를 찾고, 한국의 외식업체들이 앞다퉈 LA로 진출하는 등 투자 또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들과 한국의 돈이 스며들면서 한인타운내 문화 또한 바뀌고 있다.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한국이 미국안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타운으로 몰려오고 있는 한국을 조명해본다. 미국서 자라는 '독특한 한국' ▷사람이 몰려온다=수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으로 오기 위해 출발선에 서있다. 한미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이라는 ‘출발신호’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 수년내 200여만명이 연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미 상무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6년 VWP가 시행된 뒤 가입국 22개 나라 모두가 미국 방문객이 늘었으며 일본의 경우 무비자 조치 후 미국 방문객이 160여만명에서 3년뒤에는 2배에 이르는 300여만명으로 급증했다. ‘90일 무비자 입국’ 시대는 한인사회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종전에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생활의 터전을 옮기는 이민자나 교육을 위해 미국을 오는 유학생 등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을 찾는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여가를 위한 관광객 중심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요 증가 예상에 따라 관광업체들은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은 물론 서비스 홍보 경쟁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나라관광 하준호 실장은 “무비자를 앞두고 대거 몰려올 한국 관광객들을 위해 많은 관광업체들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도 가만히 기다리는것이 아니라 무비자가 되기전 부터 미리 한국에 관광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뿐 아니라 거래상 사업진행 등의 이유로 많은 비즈니스맨들이나 여름 방학 중 단기 어학교육과 부모들의 유학 자녀 방문 등 교육관련 방문자들도 기존보다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몰려온다=한국의 기업과 자본이 세계 최대 시장 공략을 위해 속속 미국에 상륙하고 있다. 먹거리 중심의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를 필두로 병원 의료 서비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진출 분야는 광범위한 상황이다. 이들은 이미 한국에서의 성공을 통해 검증을 끝냈으며, 높은 인지도와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먹거리 시장의 경우, 교촌·본촌·파리바게뜨·미스터 피자 등 한국의 입맛을 사로잡은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자신들만의 비법을 앞세워 현지 실정에 맞는 메뉴 개발과 배달 서비스 등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본촌 치킨의 서주덕 글로벌 영업 팀장은 “맛과 서비스 부문에서 타 경쟁 업체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세계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된다. 미 전역에 지점망을 확보해 이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전문화된 의료 기술을 바탕으로 한 본국 병원들의 미국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차병원·함소아한의원·고운세상 피부과를 필두로 자생한방병원과 서울대 병원등이 곧 미국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이들은 간암·위암·한의학·피부미용·성형 등 한국 병원의 전문화된 의학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 병원 서비스의 저렴한 비용을 바탕으로 미주 한인과 주류 사회를 상대로 특화된 건강 검진 프로그램을 개발, 다각도로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할리우드 차병원의 차광렬 원장은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선 미국에서의 성공의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가 몰려온다=한국의 ‘미국 러시’는 사람과 돈 뿐만 아니다. 보다 가깝게, 더 빨리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독특한 한국 문화는 한인들 뿐만 아니라 타인종들까지 유혹하고 있다. 그 선봉에 선 것은 ‘뜨거워야만 시원한’ 이열치열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찜질방’. 불과 수년전만 해도 LA한인타운에만 집중되어 있던 찜질방이 최근들어 미주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비결은 우리끼리만 즐기던 이열치열 문화가 주류사회속으로 스며들고 있기 떄문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주류언론을 통해 찜질방이 건강 관리 뿐만 아니라 가족들끼리 휴식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소개되면서 주류사회에서도 인기몰이중이다. LA한인타운내 G 스파의 경우 단골 고객의 20~30%가 타인종일 정도로 그 ‘열기’는 뜨겁다. 타운내 스파에선 벌거벗고 사우나를 즐기는 백인, 흑인, 라티노들의 모습이 더이상 어색한 장면이 아닌 셈이다. 주말마다 한인타운내 ‘G 스파’를 찾는다는 흑인 커리오씨는 “토요일이면 6~7시간을 스파에서 보낸다”며 “살도 빼고 편안히 휴식도 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은 코리안 스파 밖엔 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몸으로 느끼는 문화 뿐만 아니라 보고 듣고 즐기는 문화도 한국식이다. 최신 개봉 한국 영화나 외화에 한국어 자막을 삽입시킨 ‘한국식 극장’ M파크가 성업중이고 한국의 유명 대형 헤어샵들은 속칭 ‘청담동 스타일’을 미국의 중심 LA한복판 타운에서 완벽하게 재창조하고 있다. 정구현·장열·곽재민 기자

2008-09-22

차기 한국대통령 '우리 손에 달렸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700만 재외동포의 힘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공감대가 확장일로에 있다. ‘소통과 발전’이라는 시대 정신과도 부합한다. 이를 위해 재외국민의 참정권 부여와 이중국적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참정권 문제는 올해 말이면 법안의 윤곽이 드러나고, 이중국적도 제한적인 범위내에서 긍정적 검토가 계속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추진 현황과 긍정·부정적인 면을 짚어봤다. ◆ 참정권 법안은 올해 말이면 재외국민 참정권 법안의 윤곽이 드러난다. 재외국민 참정권 법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중앙선관위는 재외국민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첫 투표는 2012년 4월 총선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단 참정권이 실현되면 미주 한인들과 한국정부와의 정치적인 소통이 이뤄지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급증하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참정권으로 인해 한인사회에 편가르기와 분열이 심화되는 한편 주류 정계의 진출을 막는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선관위의 개정안에 따르면 재외국민이 참여하는 선거를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총선)로 국한했다. 특히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 참여는 배제하고 비례대표의원 선거 참여만 허용할 방침이다. 여야가 공방 중인 지방선거(2010년)는 제외했다. 선거운동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해외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선거벽보나 토론회 신문광고 등은 금지된다. 투표방법은 유권자가 공관투표와 우편투표 중 선택토록 했다. 우선 총선에서 비례대표의원이 선출되면 재외국민의 목소리가 본격적인 정치권 통로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기회에 이방인 취급을 받는 그간의 설움을 던져야 겠다는 의식도 깔려 있다. IMF는 물론, 수해나 기름 유출 사태 등으로 한국 사회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십시일반으로 도왔지만 정작 참정권이나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서는 소외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음 대선에서는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사실상 미주 한인들이 차기 대통령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파워’가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만 무려 130만명이 투표권을 갖게 된다. 역대 한국 대선에서의 평균 부재자 투표율로만 따져도 80만명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15대(1997년)와 16대(2002년) 대선에서 각각 39만표와 57만표로 당선자가 결정된 만큼 한국 정치권으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표밭이다. 이로 인해 미주지역에서 선거과열로 인한 우려의 전망도 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선거철만 되면 한국의 정치판을 옮겨 놓은 듯 시끄러운데, 참정권까지 주어진다면 미주 한인사회가 정치적 성향에 따라 몇 개로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유세가 금지된다 할지라도 대선후보가 LA나 뉴욕 한인타운을 방문할 경우 자연스럽게 선거 분위기가 뜨겁게 형성될 것은 자명하다. 또 ‘내가 몇표를 동원할 수 있다’며 한국에 나가 브로커 활동을 하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또 참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시민권 취득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미국 선거에서 투표할 수 없어 한인들의 정치력을 까먹는 주범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중국적 법안은 최근 10년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17만명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국적 취득자는 5만명에 불과했다. 한국 정부가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이중국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연말까지 추진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우수 인재가 국적 포기 때문에 한국취업을 포기하거나 되돌아가면서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은 사라질 전망이다. 한국 여론도 긍정적이다. 지난 5월 한 조사에서 한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병역의무를 마친 재외동포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방침이 현실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적법 변경에는 병역·세금·사회보장·참정권 등 실타래처럼 얽힌 이해대립 사안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 ‘뜨거운 감자’ 병역 문제=한국 정부는 이중국적 취득시 병역 문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외국인을 제외한 재외동포에 대해서는 군필자에게만 이중국적을 허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허용 대상을 군필자로 제한한 데 따른 논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외동포 중 군필자만을 대상으로 할 때 여자는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인 방침이 없다면 성차별 또는 역차별 논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세금 제대로 받을 수 있나=이중국적자가 납세 등 의무를 피하면서 투표권을 얻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혜택만 누리게 된다면 ‘무임승차’ 논란도 피할 수 없다. 국적 취득을 통해 국민으로서 혜택을 받으려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소득세는 국외에도 소득원을 갖고 있다면 다소 복잡해진다. 국외 수입이 얼마인지 추적하기 어려울뿐더러 현지에서 부과되는 세금에 대한 이중추징 논란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이중국적자 2개국 투표?=지난해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참정권에서 배제됐던 재외국민에 대해 투표권을 인정한 만큼 이중국적 허용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과 내국인에 대해 참정권이 동일하게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미국과 외교적 마찰을 물론 기술적인 문제도 쉽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논의해야 한다. ▷ 사회보험 문제=미국 시민권자가 한국민으로 이중국적을 취득한 후 한국에 살 때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지불한 연금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면 국적 취적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일단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한국은 ‘사회보장협약’이 발효돼 있어 연금 가입기간을 합산해 연금을 보장받거나 적어도 양국 간 이중 연금보험료 적용은 방지할 수 있지만 세칙 마련에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

200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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